
재능 있는 젊은 작곡가 파벨 하스(Pavel Haas, 1899~1944)는 체코 브르노 출신의 유대계 작곡가입니다. 그는 레오시 야나체크의 제자로, 스승의 독특한 화성과 민속적 어법을 물려받아 자신만의 개성을 다듬어갔습니다.
1920~30년대 하스는 오페라와 현악사중주, 관현악곡을 발표하며 체코 음악계에서 촉망받는 작곡가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오페라 '샤를라탄'은 그의 대표작으로 꼽힙니다.
테레진, 절망 속의 창작 1941년 나치는 하스를 테레진(테레지엔슈타트) 수용소로 강제 이송했습니다. 이곳은 나치가 국제사회에 선전용으로 내세운 '모범 수용소'였지만, 실상은 죽음으로 가는 경유지였습니다.
놀랍게도 테레진에는 많은 음악가와 예술가가 함께 수용되어 있었고, 하스는 그 안에서도 작곡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그는 현악 오케스트라를 위한 '습작(Study)'을 비롯한 여러 작품을 완성했습니다.
이 곡은 1944년, 나치가 국제적십자 시찰단에게 수용소의 '정상적인' 삶을 보여주기 위해 제작한 선전 영화에도 등장했습니다. 음악이 인간성을 증명하는 동시에, 잔혹한 선전의 도구로 이용된 아이러니한 순간이었습니다.
끝내 침묵하지 않은 목소리 1944년 10월, 파벨 하스는 아우슈비츠로 이송되어 그곳에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향년 45세였습니다.
그러나 그가 남긴 음악은 침묵하지 않았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 그의 작품들은 조금씩 재발견되었고, 오늘날 '테레진의 작곡가들' 중에서도 특히 깊은 울림을 주는 음악가로 재조명받고 있습니다.
📌 사실 확인: 하스가 테레진에서 작곡한 작품 수와 정확한 창작 시기에 대해서는 자료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어, 이 글에서는 널리 알려진 주요 사실을 중심으로 서술하였습니다.
가장 극한의 상황에서도 인간은 아름다움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파벨 하스는 자신의 마지막 음표까지 증명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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